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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금시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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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무슨 새요 ”
“가루라(迦樓羅)외다. 머리에는 여의주가 박혀있고, 입으로 불을 내뿜으며 용을 잡아먹고 산다는 상상의 거조요. 수미산 사해에 사는데 불법수호팔부중의 다섯째로, 금시조(金翅鳥) 또는 묘시조(妙翅鳥)라고 불리기도 하오.”
그러자 문득 금시벽해(金翅劈海)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석담선생이 그의 글씨가 너무 재예(才藝)로만 흐르는 것을 경계하여 써준 글귀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그때껏 그의 머리 속에 살아있는 금시조는 추상적인 비유에 지나지 않았었다. 선생의 투박하고 거친 필체와 연관된 어떤 힘의 상징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그 퇴색한 그림을 대하는순간 그 새는 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깐이긴 하지만그는 그 거대한 금시조가 금빛 날개를 퍼덕이며 구만리 창천을 선회하다가 세찬 기세로 심해를 가르고 한 마리 용을 잡아올리는 광경을 본 듯 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제서야 그는 객관적인 승인이나 가치부여의 필요없이, 자기의 글에서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그런 광경을
-소설 금시조 본문 중에...
이문열. 누가 나에게 이시대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사람을 꼽을 것이다. 나는 이문열의 글을 처음 접한 고등학교 2학년때나 지금이나, 익숙한 한글 낱자들 사이에 숨어있는 그 매끄러운 표현과 진지하기만 한 주제의식에 경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문열의 수많은 작품들중에 오늘 내가 쓰려고 하는 작품, 금시조는 그중에서도 특히 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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