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본질과 과제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좀처럼 시들지 않는 영원한 난문(難問)인지 모른다. 이 문제에 대하여 크게 예술의 본령은 미의 창조에 있다는 견해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나 기능을 강조하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적어도 예술가에게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도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예술가에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가치 있는 일이 된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고 예술 역시 인간 사회 속에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의 가치관 정립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이문열의 단편 [금시조]는 이런 점에서 중요한 논의의 단서를 제공해 준다. 고죽(古竹)과 그의 스승 석담(石潭)의 관계를 주된 이야기로 삼고 있는 이 단편에서 우리는 서로 충돌하는 두 예술관을 만나게 된다.
소설에서 석담은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며, 고죽은 미의 창조 기능을 강조함으로써 견해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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