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선택'을 읽고
<줄거리>
'나'는 조선시대 장씨 부인의 망령으로, 현대 여성들이 여권운동이다 뭐다며 가정을 팽개치고 밖으로 설치고 다니는 점이 매우 염려스럽다. 그래서 현대보다 한 시대를 먼저 산 선배로서, 선각자로서, 당시 최고의 이상적 현모양처로 살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현대 여성의 경박한 삶을 점잖게 타이르고 경계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능 많고 현숙했던 '나'의 전 생애를 낱낱이 밝힐 필요가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서예에 능해서 부모님과 주변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자라났다. 현대로 치자면 능히 여류명사가 되고도 남음이 있는 재능이고 실력이었다. 그러나, 여자의 본분이란 결국 현숙한 가정주부란 대전제 앞에서, 아깝긴 해도 처녀시절 부지런히 갈고 닦은 재주와 경력들을 일시에 포기하고 이씨 집안으로 출가해 전업 가정주부로 일생을 바친다. 물론 '나'는 시댁 집안에서 훌륭한 며느리로 아내로 어머니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당시 최고의 모범적 여성이란 타이틀을 획득한다. 그래서 '나'의 모든 행덕은 생시는 물론 죽어서까지 시댁 집안의 귀감이 되고 나라 안의 칭송을 듣게된다. 또 근자에 이르러선 '나'의 행적이 신 사임당의 덕행에 비견되고 있는 바다. 쉽게 말해 '나'는 그렇게 잘난 여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잘난 내가 왜 그 좋은 재주를 몽땅 포기하고 가정살림에만 전념했는가 하는 것은 순전히 나의 선택이었다. 물론 당시의 시대상과 가치관이 그렇기도 했으나, 가족과 가정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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