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읽고
“토지”는 모두 5부 16권으로 집필 기간만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이 걸린 대작이다.
이 작품은 1897년부터 해방까지 우리 나라 역사상 가장 격변하던 혼란기를 시대 배경으로 삼았다. 하동 갑부 최 참판 댁이 재산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 과정을 4대에 걸쳐 추적하지만 작가의 관심이 개인적인 것에 그치지는 않았다. 소설로 읽는 근대사라는 평을 듣는 작품답게 동학 혁명, 청일 전쟁, 러일 전쟁, 그리고 한일 합방, 독립 운동, 3․1 운동 등 우리 근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그려져 있다. 『토지』는 이 역사의 밑그림 위에 점묘로 표현될 법한 인간들의 삶에 주목한다.
이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물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른다. 그들은 각기 개성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이 인물들은 각기 사람의 도리에, 탐욕에, 정염에, 허무에 자기 자신을 태운다. 또 이들을 끝까지 붙잡는 것은 삶과 핏줄, 그리고 조국의 의미 등이다. 고통이나 고난을 함께 겪고, 원한 관계를 맺으며, 한편으로 그것을 삭이거나 발산하면서 『토지』 속의 인물들은 살아 움직인다.
이 작품의 배경에 있어서도 평사리외에 , 간도, 서울, 진주 등 광범하다. 그러나 제1부의 배경인 평사리를 주목해야 한다. 이곳은 평사리 사람들에게는 고향이요, 공동체적 삶이요, 원형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제1부에서는 완결된 하나의 세계로, 제2부에선 강력한 자장으로 서희와 평사리 농민들을 끌어당기는 한 과 원망의 땅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평사리는 완결된 하나의 세계로, 평사리 사람들은 그 세계를 구성하는 원자로 그려진다. 그들은 이 공간 안에서 굳건한 농촌 가족 공동체를 이룬다. 전통적인 윤리와 도덕이 튼튼한 뿌리를 이루고 있고, 민중들이 그 가지가 되어 순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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