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상실의 시대” 는 장르로 치자면 단순히 연애소설에 불과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유명세는 그칠 줄 모른다. 그러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분명 이 소설에는 보통의 연예소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그 점이 “상실의 시대”를 스테디 셀러로 만들었다고 본다. 그럼 무엇이 이 소설을 그토록 오래도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게 하였을까
난 소설속에 녹아있는 우수짙은 공허감과 도시적 색채의 묘사력을 꼽고싶다. 사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그리 복잡하지않다. 주인공인 ‘나’‘와 나오코, 미도리 사이의 삼각관계와 주변인물- 레이코와 와타나베의 선배-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난 그러한 점에서 소설자체의 줄거리나 평론가들이 으례히 하는 것처럼 인물간의 갈등구조 따위의 이야기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이 소설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굳이 다시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 감상문 역시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술방식이나 소설 속에 진하게 녹아있는 도시적 감수성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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