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소설과 실존주의
Ⅰ. 서론
서구에서 실존주의가 등장했던 시기는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였고, 우리나라에서는 6․25가 끝난 1950년대를 그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엄청난 시간의 차이가 남에도 우리나라에서 그렇듯 뒤늦게나마 ‘실존’의 바람이 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실존주의가 발생했던 본고장과의 역사적 문화적 차이, 또는 그 유입의 문제는 접어두고서라도 각각의 실존주의가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인간의 ‘존재’에 관한 물음은 곧 절망과 불안감을 동반하는 전쟁을 통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남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실존주의의 발생, 우리나라로의 유입 문제와 그 수용, 그리고 그 구체적 작품, 즉 1950년대의 실존주의 소설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본론
Ⅱ-Ⅰ. 실존주의의 발생과 수용
1. 실존주의의 발생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실존 주의는 1930년대에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현상(세계 경제 공항)이 첨예화된 것과 때를 같이 하여 독일에서 처음으로 성립, 발전하다가 그 이후 프랑스에 보급되면서 널리 확산되어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나서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특히 서독, 프랑스, 이탈리아)의 부르주아 지식인과 소(小)부르주아 계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세계관 내지는 생활 태도로서 일종의 유행처럼 되었다. 실존주의의 대표자들 스스로가 고백한 바에 따르면 실존주의는 “제1차 세계 대전 후의 절망적인 시대에 인간들을 엄습한 전반적인 불안감과 더불어 성립됐으며, 이렇듯 모든 것을 사로잡은 격심한 동요의 흔적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실존주의가 새롭게 부각된 것은 “우리의 현존재의 전체 구조 속에 한층 깊숙이 파고든 제2차 세계 대전의 결과와 지금까지의 정신 세계가 역사적으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데 따른” 여파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