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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의소설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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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의 소설 사상
1. 머리말
한 작가가 직접적으로 현실을 다루고 있지 않을 때,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현실을 반영한다는 리얼리즘 정신이 부족할 수 있고, 또는 그러한 것들이 작가에게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못해서 그러할 수도 있다. 그것은 꼭 작가적 소양의 문제는 아니다. 작가가 아무리 현실을 도외시하더라도 작품의 현실에서 삶의 현실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것이라면, 비중의 크고 작음의 문제는 있을지라도 현실에 대한 인식이 없는 작품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식으로든지 현실이란 작품에 투영되기 마련이고, 작가 나름의 시대 정신 또한 작품 이면에 담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 작가나 작품을 평가할 때, 그 작품에 현실이 담겨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따지는 것보다는, 그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을 다루고 있느냐를 따지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다.
오영수의 작품을 읽을 때 특히 그렇다. 그의 서정적 특징 때문에, 잔잔히 스며드는 감미로운 영혼의 느낌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다분히 현실인식이 부족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을 보고 일부 평자들은 그에게 리얼리즘 정신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적절한 평가가 아니다. 그가 산출한 작품에 리얼리즘 정신이 담겼건 그렇지 않건 간에, 그가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자신의 세계관, 문학관을 소설의 형식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면, 그에게는 나름대로 그에 걸맞는 현실 인식이 있었을 터이고, 따라서 그에 걸맞는 비평의 틀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리얼리즘이 아니다. 그것은 한낱 사조에 불과하다. 그것이 결코 소설의 전부일 수는 없다. 어떤 작가가 어떤 리얼리즘 정신에 투철했는가는 처음부터 그것을 추구한 일부 작가에게만 국한시켜야 한다. 설혹 리얼리즘이 소설의 황금시대를 구가했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이 그 정신에 충실했다고 할지라도, 모든 작가들을 그 틀에 맞추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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