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이 곳에 온지 1년 4개월 남짓 처음 떠나왔을 때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이제는 그 곳에서 그러했듯이 모든 것이 익숙하기만 하다. 따뜻한 남국 땅에 내려와 생활한지 9개월째. 이 사회에서 허락할 수 있는 편안한 시설과 주위환경을 제공받는 가운데서 사회에서 가질 수 없었던 내가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도 갖게되었다. 편안한 생활을 제공받으면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보낼까 생각하다 그때 선택한 것이 한자공부였다. 처음의 의도는 그저 다시 돌아간 후, 하게 될 공부에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이 곳에 있으면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겠다고 여러번 다짐했건만 계급이 높아질수록 나태해지는 마음과 주위의 편한 생활여건은 그 다짐을 무색케 하였다. 그나마 이렇게 四書중 입문서인 대학을 내 나름대로 간추려 요약하니 이 곳에서의 시간을 그저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내자신에 비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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