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은 '길거리 경제-쉽고 재미있는 돈 버는 이야기' 라는 책이다.
작가가 특별한 줄거리나 어떠한 사건을 가지고 쓴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길에서 접한 기발한
마케팅 전략이나 신기한 에피소드에 얽힌 경제적 원리를 흥미있는 사건과 함께 알려주는 책이다.
먼저 기발한 마케팅 전략의 한가지 예는 작가가 우연히 찾게된 생맥주 집이다. 이 생맥주 집은
여학생을 동반하면 생맥주를 반값에 주는 가게이다. 물론 언뜻 보면 주로 맥주를 좋아하는 고객이
여학생이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손해를 보리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반대로 더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많은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데리고 와서 생맥주를 반값에
사주기 시작하면서 매상이 늘고, 남학생끼리 온 손님들은 꼭 여학생을 데리고 다시 찾아 온다고 한다. 그래도 손해가 나지 않냐고 작가가 물으니 이 맥주집 주인은 그렇지 않다고.
여학생들이 있으면 안주를 훨씬 많이 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이익이 난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신기한 것은, '술 만드는 회사가 양주를 수입하는 까닭' 이란 주제의 글이었다.
진짜 프리미엄 위스키나 고급 과자, 그리고 눈에 익은 수입맥주들 이런것들은 국내 유명 동종제조업체들이 수입한다. 세계양주(두산) 고려양주(진로) 하이스코트(조선맥주)등 별도의 법인까지 설립해서
96년의 경우 10가지 주류완제품 수입물량의 78%를 들여온 것은 양주와 경합할 수 있는 주류가 자사
제품에는 없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새로 펼쳐진 프리미엄 양주들의 틈새를 자신들의
힘으로 당장 채울 수 없어 소비자를 위해 멀리 외국까지 나가서 사 오는 것이다.
주류회사의 입장은 '어쨌든 자기가 직접 만들지 못하면 딴 곳에서 사서라고 갖다 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소주,맥주를 팔아 돈을 번 회사들이 양주수입에 앞장선다는 것은
의아한 일일수 있다. 그러나 유능한 경영자는 명분과 실리를 함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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