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가 문학에 끼친 영향
1. '말씀'의 종교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요한 1:1).
그리스도교는 로고스의 종교, 말씀의 종교다. 이 종교는 하느님이 살아계시고 하느님이 사라에게 말씀을 건네신다는 특유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신비로운 존재론을 간직하고 있다.
신의 정체가 '말씀'이라고 단언한다. 구세주라고 받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이시고 처음부터 하느님 안에 존재하셨으며, 당신 자신이 하느님이셨다. 이 말씀은, 구약시대부터 이미 은밀히 자신을 드러내다가 때가 차자, 인간이 되시어 공공연히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다.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의 영광을 목격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을 중시한다. 세상에 나타나신 말씀이 인류 역사의 중심이 되신다면, 그 말씀 앞에서 각자가 취하는 태도는 하느님 자신에 대하여 취하는 태도가 된다. 말씀은 모든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시고 모든 사람으로부터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각자의 영원한 운명은 이 응답에 달려 있다고까지 한다.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3-5).
그리스도교는 말의 종교, 곧 언어의 종교다. 태초에 하느님이 '빛이 생겨라!' 하고 말씀하시자 빛이 생겨났다(창세 1:3). 하느님에게서 발설되는 말씀은 허무에서 빛과 만물을 존재의 세계로 이끌어내는 창조를 이룰 만큼 하느님은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다(히브 4: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