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선비와 민주주의의 시작
머리말
늦어도 제2차 세계 대전 이래 민주주의는 보편적인 정치제도로서 이해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정치적 근대화의 핵심과제로서 민주주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의 보편성을 인정하더라도 그 실제 작동의 양태는 그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들의 문화와 역사에 의해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임은 당연하다. 어떤 국가가 어떤 종류의 민주주의를 선택하고 발전시키는가는 그 나라의 역사, 전통, 사회구조 및 필요 등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절차적 민주주의를 달성하고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한국에서 정치철학의 핵심과제는 한국인의 자아가 지닌 고유한 도덕적 특성과 보편적인 정치제도(즉, 민주주의)의 정합성, 곧 그 둘 사이의 이상적 통합을 모색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주체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적 시민상’의 모색과 형성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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