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의 탈사회학적 관심세계
벨라는 다른 사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여 이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깊은 이해를 쌓고 있기는 하였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미국 사회의 문제적 상황에 대한 관심을 주제 밖으로 결코 밀어낸 적이 없다. 오히려 그가 자기사회를 주제적 내용으로 다룰 때 남다른 인식의 강점을 갖는 것도 다른 문화에 대한 이같은 인식의 폭과 깊이 때문이며, 그 인식의 맥락에서 비교해가며 자기 사회를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비판하고 있는 미국 사회학의 힘은 막강하다. 과학적이고 경험적이라는 이름을 배타적으로 달고 학문적 행위를 규격화하여 기능적 기술의 습득, 숙련, 그리고 그것을 재생산하여 독점적으로 일원화시키고 있는 비좁은 전문화와 표준화로 치닫는 사회학이다. 이러한 미국 사회학이 세계의 사회학을 지배하고 있을 때, 즉 미국 사회가 근대화의 표본처럼 이야기 되고 있을 때, 그는 미국 사회 그 자체가 문제라고 토로하고 있다. 그는 “무엇이든 그것에 대한 꺾이지 않는 완전한 헌신은 반드시 악마적인 것이 되고,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지 그같은 헌신의 대상이 될 수 있을만큼 중요성을 지닐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러한 ‘전체성’은 공산주의든 자유주의든 모두 파괴적이기에 거부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근대화’란 이름아래 미국을 향한 지향이 모두 ‘진보’라고 믿어질 때 이에 대한 맹목적 찬양을 거부한다.
그는 특이하게도 인디안의 문화, 동양문화, 그리고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과 함께 폭넓은 이해를 가지기도 했는데, 이또한 온갖 신화나 그것들이 우상으로 올라서는 것을 용납치 않으려는 온전함에의 문, 곧 ‘전체적인 모습’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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