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통문화 현 주소와 개선대책
◎ 우리들의 일그러진 교통문화, 교통사고 세계1위 오명 불렀다.
9월 14일 낮 12시께. 은행에 가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황모(27)씨 는 대전시 서구 둔산동 동양타임월드 앞길에서 승용차와 충돌, 대전 선병원으로 옮겼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장애인들의 목욕과 이발 등 궂은 일을 도맡아 왔던 황씨였다. 그의 부모는 평소 장기기증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라 고 말해 왔던 아들의 뜻에 따라 삼성의료원에서 6명의 환자에게 각막과 신장, 간 등을 기증했다.
9월말 오후 7시5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종합상가 앞 횡단보도. 직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한모(25․여)씨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온 시내버스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우리나라의 등록차량은 지난해 세계에서 15번째로 1000만대를 넘어섰다.
외형 적으로는 ‘자동차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통사고 사망률은 세계 1위. 보행자를 생각하고 다른 차에 양보하는 교통문화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동안 자동차 통행의 효율만을 강조, 횡단보도를 없애고 육교나 지하도를 설치해온 교통정책도 사고를 부추긴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내의 경우 전체 교차로 997개 가운데 횡단보도가 설치된 경우는 505개에 불과해 보행자들 이 지하도나 육교를 건너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며, 전체 도로 가운데 보도 의 비율도 10%로 외국의 16%에 비해 크게 낮다.
후진국형 교통사고는 고스란히 보행자 피해로 이어진다. 교통전문가들이 서울을 가리켜 불안하고, 불편하고, 차를 타는 것보다 보행이 훨씬 분리한 ‘보행삼불 (步行三不)의 도시’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고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1만1603명 가운데 4458명이 길을 가다 차에 치여 숨졌다. 다행히도 보행자 사고는 90년 52.3%에서 97년 38.4%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4~5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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