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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자연과 대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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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자연과 대결해 왔다.
엄격한 자연--이 말에서 우리는 어떤 인상을 받는가. 머리위로 사정없이 내리쬐는 태양, 비를 부르는 먹구름은커녕 약간의 그늘을 주는 구름도 나타나지 않고 풀도 나무도 타버려 그늘이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더구나 물 한 방울 찾아 볼수 없는 대 사막. 현대에 사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대개 그런 곳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자신이 현재의 과학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원시 생활로 돌아갔다고 가정해 보자. 1만년 쯤 예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구를 덮친 세 번의 대 빙하시대가 겨우 지나고, 태양의 따사로움이 되살아난 대지를 울창한 수풀이 끝없이 뒤덮고 있다. 한 걸음 발을 들여 놓으면, 나무 그늘은 축축하고 어두워 어디선가 맹수나 독사가 나타날 것 같은 기척이 느껴진다. 본래의 원시림은 대개 이것과는 양상이지만, 어쨌든 가벼운 마음으로 발을 들여놓기엔 망설여지는 곳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깊은 숲 속에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하늘위에서 삼림을 관찰하거나 기계력으로 개척하는 수단이 없었던 원시인으로서는, 거기는 분명히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사실 그들이 최초에 살기 시작한 장소는 현재 발굴되고 있는 당시의 유적으로 보아, 해안과 호수와 강가나 또는 초원 등의 삼림이 적은 지역이었다. 나뭇가지가 구름을 찌를 듯한 높은 나무가 머리위를 뒤덮고 있는 적도 가까이의 열대 강우림. 거기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해안에서 낮은 사지까지 열린 구실잣밤나무와 떡갈나무 등의, 겨울에도 녹색이 없어지지 않는 상록 광엽 수림대. 이런 살림은 인간으로서 가장 다루기가 어렵고 이용 가치가 적은, 오히려 위험한 동물의 습격을 받을 듯한 ‘엄격한 자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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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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