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교육제도의 허와 실
유럽의 모든 교육제도는 국가별로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교육 민주화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제2차 대전 이후 유럽의 교육제도는 하나같이 교육 민주화에 역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육 민주화의 실패는 유럽 교육에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 민주화의 실패란 단순히 제도상으로 주어진 교육 평등권이 곧바로 기회의 평등, 즉 모든 학생의 학업 성공을 자동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법적으로 일정한 나이까지 누구나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는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교육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사회․문화․경제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 태어났는가는 한 아이가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가정환경이 좋지 못한 집안 출신의 자녀들에게 학업상의 문제가 더욱 많다는 것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사실이며,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학업상의 문제가 대개의 경우 사회적 소외냐 직업 전선에서의 주변화로 가는 전주곡이 된다는 것이다. 학업능력의 원칙에 기초한 유럽의 교육제도는 주어진 학과 프로그램을 따라갈 수 있는 엘리트 집단과 그렇지 못한 소외자 집단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재기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하겠다.
교육적 소외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유급이 있는가 하면, 보다 낮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분야로의 유도(예를 들어 단순 기술적 양성 학교), 그리고 고등교육 기관의 입학 자격시험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문제는 각 나라마다 교육철학이 다르고, 이념이 다르므로, 학업 실패와 시험에 대한 정의 또한 다르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관한 한 유럽적 차원의 비교를 시도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교육 소외란 교육제도의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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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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