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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자세(백병원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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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배려로 실제로 의사 분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보게 된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배정받은 곳은 치과.
입안에 수많은 기구를 넣고 환자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의사와 환자간에 어떻게 대화가 이루어지겠는가. 게다가 우리가 간 곳은 초진을 하는 곳이 아니라 재진 삼진을 전담해서 하는 곳이었다. 초진을 하는 곳에서 병력이라든지 특이 체질 같은 것을 다 조사하고, 다시 말하면 의사와 환자간의 대화의 주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다 끝마치고 오는 곳이었다. 1시간 반이나 있었고 또한 뭔가 건져 보려고 애를 썼지만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겪은대로 기술해 보겠다.
우리가 간 곳은 치과의 「이희철 교수님」의 진료실이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2개의 진료실과 교수님의 방 하나, 그리고 준비실 하나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미리 말씀을 들으셨는지 교수님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입구에서 쭈뼛거리고 서 있는 우리를 맞아주셨다.
교수님께선 이미 환자를 진료하시고 계셨다. 환자는 입안의 형을 떠내는 중이라 한마디도 못할 상태였다. 교수님과 환자는 구면인 듯 했고 (환자는 아마 학교 관계자이셨던 것 같다.) 교수님은 환자에게 친근하게 학교 얘기도 하시고 우리를 그분에게 소개시켜 주시기도 하셨다. 환자는 고개만 약하게 끄덕끄덕… 그리고는 우리에게 지금 하는 치료법이 어떠한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란 다 그렇겠지만, 의사도 환자도 아닌 제 3자이면서 시술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왠지 실험대 위에 그 환자를 올려놓고 해부하려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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