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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1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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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답사기
유난히 가을이 아름다운 캠퍼스에서의 마지막 학기라는 생각이 2학기 시작하면서부터 알지 못할 강한 의무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했었다. 나를 잊고 지낼 정도로 정신없는 날들의 연속인 가운데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 가을의 공기와 바람과 하늘의 청량함은 나를 여행으로의 지독한 중독증에 시달리게 했지만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자처하기엔 부과된 임무가 과중하여 일탈을 꿈꾸게만 할 뿐 과단성 있는 행동은 하지 못하게 했다. 유난히도 짧은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어디로든 잠시 일상을 탈피하는 자유를 만끽하려고 했었지만 결국은 자발적인 동기가 아닌 그리고 입동이 지난 다음날 서울로의 나들이를 결심했다. 사춘기 아이처럼 그저 일상을 벗어나고픈 강한 욕구에 시달리던 나에게 나들이의 동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어디든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서 잠시나마 여유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기만 할뿐이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원하고 얼얼한 늦가을 바람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꼭꼭 닫힌 창문 너머로 상상만 할뿐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자유를 맛보고 있었고 가을 공기의 청량함을 내 가슴 속 가득히 담아두고 있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한 순간도 느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머릿속에 모든 풍경들을 하나하나 입력하면서 목적지로 향했다. 아마 동행이 없었기에 주변을 보며 긴 사색을 즐길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혼자서 어딜 다니는 것은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꽤 유쾌한 일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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