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허난설헌(許蘭雪軒)
1. 원문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春雨暗西池
찬 바람이 장막 속 스며들 제 輕寒襲羅幕
뜬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愁依小屛風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墻頭杏花落
<김억(金億)의 『한국 여류 한시 선집』>
2. 시어, 시구 풀이
暗(암) : ‘어둡다’는 뜻. 여기서는 연못에 봄비가 알 듯 말 듯 소리 없이 내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輕寒(경한) : 가벼운 추위. 여기서는 비 내리는 봄날의 쌀쌀한 기운을 뜻한다.
襲(습) : ‘침범하다’라는 뜻 杏花(행화) : 살구꽃. 여기서는 시적 화자와 동일시되는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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