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感情)이 있는 심연(深淵)
지은이
한무숙 (韓戊淑,1918- )
1942년 장편 '등불 드는 여인'이 '신시대'지의 현상응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그의 초기 작품 '역사는 흐른다'(1948) 는 우리 근대사의 큰 흐름을 다룬 장편이며, 중기에는 인간의 심층 심리를 파헤친 '월운'(1956), '감정이 있는 심연' 등이 있고, 그 뒤에 한국의 고유한 여인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조예를 보이는 '유수암'(1963), '생인손'(1972), '송곳'(1982)과 같은 작품 이 있다.
줄거리
어느 화창한 일요일이었다. '나'는 전아를 만나기 위해 정신병원을 찾았다. 어떤 청년 환자의 영접 아닌 영접을 받으면서 착잡 한 심정으로 전아가 있는 병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요일이라 직원들이 나오지 않은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소파에 앉아 기다려 야만 했다. 그 사이 '나'는 지난날의 가슴아픈 사연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더듬어 보려 했다.
오릿골 큰 기와집, 우리 지방 굴지의 대지주였던 이 집은 전아의 본집이었다. 그러나 당시 전아네 가족은 이곳을 떠나 있었다. '나'의 당숙이 그 집에서 마름을 맡고 있었던 까닭에 '나'는 때때로 그 집에 드나들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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