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영국의 한 출판사인 Harper Collins는 1896년부터 1996년까지 1백 1년 간 매해를 상징하는 단어 1백 1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선정 조건은 해당되는 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단어로, 비록 새롭게 해석되더라도 전에 있어 왔던 단어는 제외되었다. 매년 한 단어씩 선정하다 보니 자연히 정치, 경제, 사회, 과학 기술, 문화, 패션,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되었는데 영국의 발표답게 영어 단어에 한정되지만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영향을 준 ‘사건’들이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방사능-1896’, ‘나일론-1937’, ‘재즈-1914’, ‘초현실주의-1924’, ‘미키 마우스-1928’, ‘UFO-1947’, ‘비키니-1946’, ‘워터게이트-1972’, ‘Blairite-1997’ 등이었다.
그렇다면 한 해가 아닌 20세기 한 세기를 상징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그 출판사는 두 단어를 제시해 놓고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한 가지는 ‘텔레비전-1926’이고, 다른 한 가지는 ‘정신분열증-1912’이다.
나는 이 두 단어중 ‘텔레비전’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텔레비전의 발명과 발달은 하나의 문화 현상을 넘어선 지배력을 행사하며 인간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는 기술 문명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그 효과(영향력) 측면에서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우리는 기술 문명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그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한편 말처럼 쉽게 다뤄질 수 없는 문제이기에 우리는 그 해결책과 대응책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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