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2】
전통 예능 및 기능 종목 문하생의 학력인정 방안
발표 : 장철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Ⅰ. 서
우리 나라의 전통문화는 일제 강점기에 훼손된 것이 미처 복원되기도 전에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전통적인 생활양식이 급격하게 변화되면서 소멸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따라 국가에서는 우리 전통문화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 무형문화재(無形文化財), 즉 “연극, 음악, 무용, 공예기술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을 중요무형문화재와 시․도 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그 기․예능을 지닌 사람을 선별하여 보유자와 그 전승자로 인정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 창조의 밑거름이 되는 무형문화재는 보유자들의 고령화, 도제식․개인적 교육에 따른 종목별 전수교육의 차이, 지정된 종목을 생업으로 삼고 이를 통해 어떤 방식이든 사회적 급부를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른 이른바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 미분화(未分化)되고 다양한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총체적 전승의 어려움 등으로 체계적인 보존과 전승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형문화재의 문하생들에게 학력을 인정하려는 방안을 처음 접했을 때 필자는 두려움이 앞섰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자들의 기․예능은 투철한 한국적 창작정신과 오랜 기간 ‘손과 눈으로, 이른바 몸’으로 익혀 형성된 것이다. 학교정규교육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무형문화재의 교육과 전승을 ‘학력’이라는 멍에로 오히려 더 어려운 지경으로 몰고 가지나 않을까 학력이니, 교육이니 하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이들과 이들이 지닌 능력을 어떻게 정당하게 평가할 것이며, 그 평가는 과연 필요한 것인가 오히려 전통문화의 원리를 이른바 현대 교육정책 속에 종속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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