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형성 (self-fashioning) - 삶의 순간 순간 찾아오는 선택들...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는 왕후장상과 같은 굵직굵직한 인물의 사건사를 다루는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개별적이고 사소한 것에 주목하는, 이를 테면 N.J.D와 같은 역사가조차 다루지 않을 나에 대한 역사이다. N.J.D의 주장에 따르면 16C 프랑스의 평범한 농민들이었던 마르탱, 베르트랑드, 새 마르탱(=아르노) 이 세 사람은 모두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간 인물들이다. 이를 그녀는 자기 형성 (self-fashioning)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것이 위의 세 인물에게서만 나타나는 매우 독특하고 특이한 것은 아님을 밝힌다. 16C는 물론 20C의 근대 역사학자들은 당대의 농민들이 별 생각 없이 그저 자기 계급에 주어진 삶을, 속된 말로 주제에 맞게 살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형성 이란 실은 계급의 높낮이를 떠나 소작농 계층에서 역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어찌되었건, 마르탱은 자기에게 지워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떠났으며 베르트랑드는 때를 기다리며 아르노와의 결혼을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나갔다. 이를 보며 나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지난 20여 년을 살아오며 내가 했던 자기 형성 에 대해 떠올리며 마르탱과 나를 비교해보았다. 그리고 이제 나는 지금부터 역사의 각주나 부록조차도 되지 못할, 아무도 써주지 않을 나의 역사에 대해 스스로 써보려 한다.1 이 역사책의 사료에서 박범우 개인의 생각은 그의 일기장과 그때 그때 핸드폰 메모에 남긴 기록들을 보았으며, 그의 학교생활기록부나 인터넷 사이트의 흔적들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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