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 비랑의 「心理學試論 ·Essai sur les fondements de la psychologie」
I. 미완(未完)의 종합
맨드 비랑(Maine de Biran, 1766-1824)의주 저서로 알려져 있는 「심리학 시론」은 본래 「심리학의 근거들 그리고 심리학과 자연 연구와의 관계들에 관한 시론」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것으로, 그의 작품들 중에서 형태상으로 체계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이다. 전문적 저작에 주로 관용되던 시론(試論, essai) 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가 자신이 걸어온 철학 여정을 드디어 철학계에 알리기 위해서 전통적인 형태의 논저를 기획했음을 알수 있다.
1812년 즈음의 맨드 비랑 철학의 좌표가 되는 이 작품은 세 편의 수상 논문의 결실이라 할수 있다. 불란서 한림원으로부터 수상한 「사고(思考)의 분석」(Mémoire sur la décomposition de la pensée, 1804)으로 시작해서 베를린 한림원(「직접적 통각」, De l aperception immédiate, 1807)과 코펜하겐 왕실 한림원(「정신과 육체의 관계」, Rapports du physique et du moral de l homme, 1811)에 응모하여 수상한 논문들의 종합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맨드 비랑은 이 종합의 결과를 출판하지 않았다. 이는 저서의 출판이 철학자 사후에 이루어질 운명임을 예고하며, 출판은 유달리 복잡한 이른바 수고(手稿)의 역사(歷史)를 낳고 만다. 1984년부터 계획되고 있는 맨드 비랑 저작의 결정판에 이 저서만 유독 그 이름이 아직도(1995년 7월 현재)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보더라도 문제의 역사는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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