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하나되는 자유 장자
장자(莊子:B.C.369~286)의 생애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고대 중국 역사에 있어서 가장 믿을 만한 자료라고 하는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서조차 ‘장자의 이름은 주(周)이다.’ 수준의 간단한 기록만이 나올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장자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그 자신과 후계자들이 쓴 장자라는 책을 통해 재구성해 볼 수밖에 없다.
장자는 중국 산둥성(山東省)과 허난성(河南省) 중간에 위치했던 작은 국가인 송나라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몽현(蒙縣)이라는 동네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이 곳은 산 좋고 물 좋은 둘러싸인 시골 마을이었던 듯 싶다. 삭막한 도시의 아파트 숲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는 푸근한 자연과 벗하며 생활하는 시골 아이들이 더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양자강 이남의 광활한 자연 속에서 자라고 생활했던 장자는 사람들 사이의 짜증나는 일상에 매이지 않고 모든 일을 넓고 크게 생각할 수 있는 감수성과 포용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이런 그의 성격은 장자 첫머리에 나오는 유명한 대붕(大鵬)이야기 속에 잘 드러나 있다.
“...북쪽 깊은 바다에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살았다. 이 물고기는 매우 커서 길이가 몇 천리가 되는지 알수 없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붕(鵬)이라는 새가 되었다. 그 새는 등이 몇 천리나 되는지 알 길이 없을 정도로 크다...이 새가 한번 기운을 모아 남쪽 깊은 바다로 날아가면, 파도가 일어 삼천리 밖까지 퍼지며...여섯 달 동안 구만리를 날고 나서야 비로소 내려와 쉰다
...이런 대붕을 보고 메추라기가 밑에서 비웃는다. ‘저 새는 저렇게 날아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 나는 한껏 뛰어올라 봐야 곧 내려앉고 말아서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갈 뿐인데, 도대체 대붕은 (무엇 하러 쓸데없이) 저렇듯 높이 날아올라 멀리 가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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