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보는 만화책은 거의 선(線)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독자들은 그선 들이 만들어내는 화면구성으로도, 충분히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눈으로 말이죠. 그렇다면 영화에서는 어떨까요 위의 인용문처럼 영화에서 색(color)은 정확하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관객이 피부로 분위기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펴봐왔던 화면의 선을 결정하는 요소들, 즉 프레임, 구도, 샷, 앵글, 화면의 깊이감등의 요소들에 비해, 그선 안을 채워넣는() 명암, 색채등의 요소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화와는 달리 흑백 영화 시대부터 영화의 화면은 기본적으로 면(面)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면을 채우는 것은 기본적으로 색채입니다. 이것은 흑백영화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흑백영화의 색채는 명암 이라고 불리웠을 뿐이죠. 그 명암 을 만드는 검은색 과 흰색 사이에도 실로 무한히 다양한 회색 들이 있죠. 그렇다면 컬러 영화에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렌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영화를 통해 볼수 있는 색채는 우리의 눈이 직접 보는 것과는 다르며, 인간의 세밀한 색조지각과 비교해보면 아직도 영화의 색조는 본래의 색조를 겨우 흉내내는 정도 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시 렌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한계 는 영화 고유의 표현 방법으로 발전했죠.
색채의 사용은 이전에 다루었던 요소들의 경우처럼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원칙이나 사용법이 없이, 다분히 감독이나 찰영감독의 주관적인, 그리고 직관적인 감각에 의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직관적인 감각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특정한 색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예를 들면 붉은색은 정열, 불길함, 검은색은 어두움, 백색은 청순함, 환희, 등등의 감정 에 기초하고 있으나, 그 사용법은 천차만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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