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트워크경제의 특성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
1. 서론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전자상거래규모의 폭발적 증대, 그와 연관된 벤처기업의 코스닥 주가급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디지털 네트워크경제1)는 이미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매스컴이나 경영컨설턴트들의 호들갑과는 별도로, 이와 같은 디지털 네트워크경제의 충격이 경제학의 전통적인 개념체계를 발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흡수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개념체계 그 자체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강요하게될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디지털 네트워크경제가 진지한 경제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된 것은 미국의 ‘90년대 장기호황을 설명하려는 이른바 ‘新경제(new economy)’론과 관련해서인데, 여기에서는 주로 정보기술(IT)이 거시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분석된다(윤택, 1999). 그러나, 이러한 논의에서는, 예를 들면 정보기술의 발전이 경제 전체의 노동생산성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키는가라는 기본적인 경험적 사실에 대해서조차 만만찮은 의문(이른바, ‘생산성 패러독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미국상무성, 1998). 무엇보다도 이러한 논의는 산업을 임의로 정보기술 관련부문과 비관련부문으로 나누어 경기변동이라든가 경제성장, 노동생산성변화 등을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네트워크경제의 출현이 사회전반에 미치는 혁명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애초부터 부적절하다고 할수 있다. 아울러 ‘新경제’론이 지니는 정치적 함의에 대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보화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글로벌라이제이션과의 연계 하에서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질서와 그에 기초한 정보화경쟁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합리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홍성태, 1999).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라는 식의 구호처럼 국가경쟁력 이데올로기와 결합되어 나타나는 기술결정론적 편향이 그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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