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식단의 많은 부분을 가공식품에 의존한다. 그리고 앞으로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첨가물에 전혀 오염되지 않은 식생활이 과연 가능할까. 식품의 독성이나 유해물질 문제는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는 점 역시 인정해야 한다. 좀 더 멀리서 ‘나무’ 보다는 ‘숲’을 본다는 마음으로 첨가물 세계를 들여다보자.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교통사고를 줄이는 일이 절체 절명의 과제라고 해서 자동차를 없애야 할까. 첨가물 문제에도 그와 같은 역설이 존재한다.
첨가물이 무조건 추방해야 할 ‘공공의 적’은 아니다. 첨가물에도 틀림없이 이점이 있다. 오늘날 누리는 풍족한 식생활, 언제 어디를 가든 먹을 것이 넘치는 편리함, 그것은 가공식품의 발달로 얻은 혜택이다. 그리고 그 가공식품의 발달을 선도해온 수훈자는 단연 식품첨가물이다. 첨가물의 장단점을 모두 이해하는 것, 그러한 균등한 사고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유연한 사고 속에 식생활 문제에 대한 해결의 열쇠가 들어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