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은 단순히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개별 구성원의 조직화와 자원배분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지방분권은
우선 이 시대가 추구해야 하는 바를 설정하고, 그를 실현하기 위해 누가 어떠한 방식으로
행동하여야 하며. 그러한 일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가를
고려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는 종종 외생적으로 주어진 것처럼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인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시대정신은
구성원의 합의에 기초하고 있어서 가장 내생적인 것에 속한다. 따라서 시대흐름을
빌미로 정책의 실패를 위장해서는 안 된다. 한 예를 들면. 지방자치를 시행하면서도
주민들의 역할이 단지 공공서비스의 소비자로 취급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주민은
공공서비스의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 공공서비스를 정의하고 공동으로
생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결국 지방분권은 외부환경변화에 대한 소극적 대응전
략일 뿐만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변화요인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존재방식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과정이다. 참여 없이는 책임을 질 수 없고 책임 없는 구성원에게 공동의
가치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지방분권이 일하는 방식 혹은 권한의 소계를 구분하는 것과 관련하여 논의되
어 오고 있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과 권한의 배분은 궁극적으로 그 실익과 관련하여
접근되어야 한다. 지방분권은 국정운영의 새로운 틀을 파는 것과 연계되어 있어서
기존 조직이나 체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러한 변화가 주민들에게 편익을 중대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방분권추진은 중앙정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