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국가를 위한 비전과 전략에서 왜 가족정책이 핵심적 지위를 점해
야 하는 것일까? 사회정책에서 성 주류화가 세계적 대세이고 복지국가 재편
의 과제에서 여성과 가족이 핵심적 지위를 점하고 있으니 사회정책을 성 주
류화의 관점에서 배치해야 한다는 당위적 주장으로는 왜 가족정책이 한국복
지국가의 발전과 확대의 중심에 서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얻기 힘
들다. 각종 고시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초등학
교 교원 임용에서 남성교원을 할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당위적 성 주류화에 대한 요구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 특
히 한국사회에서 가족정책에 관한 증대된 관심이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사회
현상에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족정책은 출산장려담론으로 대표되는
인구정책 또는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배치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출산장려담론과 고용정책담론의 결합을 통해 여성(어머니)은 아동양육으로부
터 자유로울 때만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이미지를 재생산해
내고 있는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Ullman, 1998, Jenson and Sineau, 20
03a재인용). 프랑스에서는 출산장려와 고용정책이 젠더평등모델의 약화를 정당화
하는 전략으로 배치됨으로써 저출산 대응정책이 여성 ․ 가족정책에게는 독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