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본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라는 영화는 전에 봤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와 ‘삼협 호인’과는 완전히 다른 소재의 영화였다. 앞에 두 영화가 사회 비판적이며 암시적인 요소가 많았다면, 이번 영화는 좀더 인간 본연의 소재와 직접적인 사건 위주였다. 삼협호인도 빈부 격차를 다루기는 했지만, 그 영화는 빈민층과 상류층의 격차가 너무 커서 오히려 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 존재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와 닿지가 않는 것이다. 그에 반해 이 영화는 중산층과 상류층의 이야기여서 좀 더 사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과 관련이 있는 소재일수록 사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인 듯 하다. 샤론과 존의 불륜은 지금에 와서는 너무나 익숙한 소재였고, 로즈의 자작극 또한 한국 드라마의 일명 막장 드라마에서 본 소재라 조금 식상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영화 중반부에서 이미 저거 다 로즈의 자작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샤론과 존의 불륜은 너무나 원초적이라 보기 불편할 정도였다. 샤론과 존은 마지막에는 파국으로 끝을 맺었지만 그럼에도 처음에 두 사람은 조금이나마 사랑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사랑이 너무나 불건전한 관계인 것으로 시작된 것에 안타까움과 그런 사랑을 시작한 이들의 어리석음에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뻔히 나쁜 걸 알면서도 불륜을 하는 이유가 뭘까. 라는 질문도 해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샤론과 존의 원초적인 모습보다 로즈와 펭듀의 아슬 아슬한 장면들이 더 퇴폐적으로 느껴졌다. 서로가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