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와 근세가 교차하던 16세기, 프랑스에 한 유태인 점성술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미셀 드 노스트라다무스]이다.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그가 프랑스 군 주 [앙리 2세]의 죽음과 히틀러의 출생 같은 역사적 사건들을 정확히 예언했다고 믿는다. 오늘 노스트라다무스를 다시 문제 삼는다. 그러나 그 까닭은, 1999년 바로 올해가 그가 예언한 바로 그 해여서가 결코 아니다. 오늘 문제 삼는 노스트라다무스는 1999년 7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는 예언을 남긴 미셀 드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니라, 종말을 셈하는 모든 노스트라다 무스이다. 몇 해전 우리 사회는 시한부 종말론의 허상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 시한부 종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98년 10월 5일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승합차 화재로 8명이 숨졌다. 종말론에 심취한 영생교 회신도 8명이 집단 자살한 사건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경-대부분 요한계시록-을 특정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과 꿰맞추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몇 날 몇 시에 종말이 있을 것이라고 맹신하고 설파하는 시한 부 종말론은 불안한 사회와 병든 교회에 기생하는 불건전한 종말론의 전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