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행 시작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급히 짐을 챙기고 아침밥을 먹고 펜션을 떠나 지리산을 올라갔다. 아직 6시30분밖에 되지 않아 산길은 어두웠다. 헤드랜턴을 끼고 아이젠을 착용한 후 산행을 시작했다. 날은 어두컴컴하고 날씨는 춥고, 오늘 걸어야 하는 길이는 남들에 2배는 되었지만 나는 오히려 기뻤다. 산에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좋았고, 하마터면 시작도 못하고 포기할 뻔한 산행을 가게 되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오늘 가야 할 길이 멀었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산을 탔다. 도시 속에서 오염된 공기에 갇혀있던 나는 산을 타면서 좋은 공기들을 만끽했다.
우리는 중간 쯤 갔을 때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나는 배가 아파왔다. 가방도 무겁고 이제 조금 씩 지쳐가는 상황에서 배가 아파오니 2배로 힘이 들었다. 나는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산에서 볼일을 보았다. 볼일을 볼 때는 매우 찝찝했지만 볼일을 보고 나니 한결 산행이 쉬워졌다. 그 덕분에 빠른 속도로 다시 산을 올라갔다. 도중에 어떤 아저씨를 만났는데 그때가 우리의 목적지인 연하천 대피소 까지 2.8km가 남았었다. 지금까지 3.2km 정도를 온 우리에게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때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이었다. 정말 힘이 들어 죽는 줄 알았다. 나는 2초에 한 번씩 못가겠다. 죽을 것만 같다. 라고 말을 했다. 정말 그 말을 하지 않으면 쓰러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 때는 30초에 한 번씩 휴식을 한 것 같다. 거의 다 왔을 당시 심순은 아이젠을 착용하신다고 뒤늦게 오시고 나와 성원이는 계속 산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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