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일곱 마리 양은 구전으로 내려오던 독일 민담을 그림 형제가 정리하면서 많은 부분이 각색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기본 구조는 선과 악, 악한 늑대와 착한 양의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간단한 이 동화도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떠한 심리적인 과정을 거치며 범죄적인 유혹에 굴복하고 물들었다가 이를 극복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어느 산 속에 일곱 마리 아기 양과 엄마 양이 살았다. “얘들아, 엄마 시장 갔다 올 테니 문 꼭 잠그고 있어야 한다. 못된 늑대가 항상 노리고 있으니까 말이야.” 얼마 후, 늑대가 와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다, 문 좀 열어주렴!” “거짓말! 우리 엄마 목소리는 곱고 부드러워.” 늑대는 분필 한 토막을 먹고 다시 문을 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늑대의 검은 발을 보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러자 늑대는 밀가루로 발을 하얗게 만들어 다시 찾아왔다. “자, 엄마 맞잖니. 어서 문 열어주렴!” “와! 엄마다!” 새끼 양들을 속이고 문을 여는 데 성공한 늑대는 집 안 곳곳에 숨은 양들을 찾아서 모두 잡아먹지만, 일곱째 막내는 찾아내지 못하고 배가 불러 잠이 들었다. 숲에서 돌아온 엄마 양은 막내를 찾아내고 슬퍼하다 잠자는 늑대의 배를 가르고 새끼 양들을 구해낸 뒤 늑대 뱃속에 돌멩이를 가득 채우고 다시 꿰매놓았다. 잠에서 깬 늑대는 우물가로 가서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뱃속에 있던 돌이 거꾸로 몰리는 바람에 물속에 처박혀 죽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