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에서 다자적인 평화의 제도적 틀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유럽에서 실험된 공동안보의 개념을 이 지역에도 적용하여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르바초프의 공동안보의 개념에 기초하여 동북아에 새로운 안보개념을 주창한 인물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외무 장관 빌 헤이든(Bill Hayden)이었다.
그는 1980년대 말 당시 미국 해군이 미국의 해군전략이 내포한 상대적으로 더욱 도발적인 요소 들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초강대국들이 북태평 양지역에서도 군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transparency)을 높이고, 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와 같은 다양한 신뢰구축조치들(CBMs)을 시 작할 것을 촉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곧 뒤이은 캐나다 외무장 관 조우 클라크(Joe Clark)의 찬조발언과 함께 미국정부의 비판에 직면했다.
부시행정부의 국무장관 제임스 베이커(James A. Baker III)는 동북아에서 냉전시대 미국이 구축한 안보질서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면서 일부 태평양국가들이 제기한 공동안보의 논리를 정면 반박했던 것이다. 제임스 베이커가 아시아에서의 헬싱키 (Asian Helsinki)를 반대한 것은, 유럽안보협력 회의같은 다자간 안보협의체를 동북아에 적용할 경우 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처럼 아시아포럼에서도 소련이 정식멤버로 참여해 소련이 오래전부터 추구해온 아태지역에서의 해군력 군비통제 를 도모할 것이 분명하였고, 미국은 아태지역에서 월등한 자신의 해군력을 그 같은 군비통제과정에 종속시키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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