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뛰세가 마르크스 변증법의 종별성을 밝혀내기 위한 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던 기존의 해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일반적으로 그러한 시도는 크게 두 가지로 준별된다. 하나는 자본에서 1844년 수고를 읽고자하는 인간주의적 독해이고, 다른 하나는 1844년 수고에서 자본을 읽고자 하는 과학주의적인 독해이다. 알뛰세는 이러한 해석들은 각각 그 결론에 있어서는 상이한 것을 주장하지만 그러한 독해의 방법론적인 전제에 있어서는 동일한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본다. 즉, 분석적인 것, 목적론적인 것 téléologique 이다. 첫번째 전제인 분석적인 전제는 모든 이론체계가 그 요소들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즉, 고유한 하나의 체계의 요소들을 다른 체계의 이와 유사한 요소들과 비교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목적론적인 전제는 “원천의 이론 la théorie des sources”과 “예측의 이론 la théorie des anticipations”으로 응용되는데, 원천의 이론에서 한 이론의 위치는 그 이론을 기원으로 환원함으로써 가늠되어 지고 measure, 예측의 이론에서 그 과정의 각각의 계기들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목적 fin 이다. 따라서 목적론적인 전제도 분석적인 전제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다.
그는 이러한 기존의 마르크스 해석에 깔린 전제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을 “독해의 종교적 신화”와 “직접적인 독해에 대한 환상”이라고 본다. “독해의 종교적 신화”는 진리를 로고스의 현전으로 파악하고, 성서를 읽는 것 처럼 직접적인 시각에 의해 구체적 실존이 직접성에 놓여져 있는 “추상적 본질”의 현존을 투명하게 읽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허나 이러한 직접적인 독해는 환상이다. 단지 순수한 문자적인 독해는 텍스트의 연속성만 볼 뿐 그것의 결함과 괴리, 말해지지 않은 침묵의 담론을 분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