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추억의 명작 ‘의사 지바고’. 이 불후의 명작을 26년 만에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닥터 지바고와의 만남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유리 지바고와 라라와 함께한 17일간의 멀고도 험한 긴 여정이었다.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다룬 소설이기에 쉽게 읽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초반에 등장하는 많은 이름들 특히나 러시아인들의 이름은 너무나 어려웠다. ‘보스코보이니코프’, ‘니콜라이 니콜라예비치’,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알렉산드 알락산드로비치’ 등등……. 등장인물로 a와 b가 등장하기에 주요 인물인가 보다 하고 외우기도 힘든 이름을 머릿속에 기억시켰는데 a와 b의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다시 c와 d가 등장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서 나는 또 열심히 그 이름을 기억시켰다. 그러다 또 c와 d는 사라지고 e와 f가 등장한다. 이러기를 수차례 반복……. 더군다나 각 장의 에피소드도 연결되어지지 않고 서로 별개의 이야기들이 전개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이 의사 지바고가 아니었다면 나는 a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가 ‘어라 b가 주인공이네’, ‘이거 뭐야 c가 주인공이잖아!’, ‘헉! d가 주인공인가’ 이러기를 무한 반복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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