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작가의 여느 작품에서처럼 이 작품 또한 전형적인 농촌의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감각적인 색채어, 의성어 등과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통해 이러한 농촌의 분위기가 한껏 두드러지는 가운데 의아한 점은 실제로 묘사되는 농촌의 현실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이렇게 전체적으로 반어의 틀 속에서 작가의 비판의식을 현실적으로 전개 시켜나가고 있다.
작품은 응칠이가 한가롭게 송이버섯을 따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제법 길게 묘사되어 있는 이 부분에서 후각적 심상까지 동원되면서 시골 농촌다운 분위기를 작품 전반에 암시한다. 그러나 곧 응칠이의 형편이 설명되면서 작품의 분위기는 반전된다. 응칠이는 도박과 절도로 전과4범 일 뿐만 아니라 다소 거친 성격의 소유자다. 모든 농민들이 한창 추수에 열을 올릴 때인데 응칠이는 그저 떠도는 유랑객으로 재미삼아 산으로 놀러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응칠이는 돈이 많아서 생계를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도 한때는 농사를 지으며 아등바등 노력하였지만, 오히려 집이 파산하고 가정이 붕괴되어 아내와 자식과 생이별 한 후 삶의 의지를 잃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응칠이는 송이 버섯을 따더라도 다른 농민들처럼 장에 팔 생각으로 아끼기 보다는 한입에 베어물고, 배가 고프면 돌아다니는 닭을 잡아먹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자유롭다고 할 수 있겠으나 가정을 잃고 유랑하는 그의 생활에서 자유보다는 연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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