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쇠의 역할
풍물굿에서 상쇠가 누구냐에 따라 큰굿이 되기도 하고 작은 굿이 되기도 한다.1)1) 풍물굿을 벌임에 있어서 가정집의 굿과 마을 굿을 비교할 때 개인 굿은 작은 굿이요 마을 굿은 큰 굿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굿과 큰 굿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으로, 풍물굿을 치는 시간이 길고 연행 종목도 다양하며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굿이 큰 굿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풍물굿을 열어야 하는데 마을 사람들끼리 하는 굿과 외부에서 연행력이 뛰어난 상쇠를 불러와 풍물굿을 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외부의 상쇠를 불러오는 경우가 큰 굿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은 순전히 상쇠의 역량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마을에 큰 굿을 벌이려 하는데 뛰어난 상쇠가 없을 경우, 다른 마을에서 연행 능력이 뛰어나고 굿머리를 잘 알고 있는 상쇠를 품삯을 주고 사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연행 능력이 뛰어난 상쇠는 이 마을 저 마을로 불려 다니며 풍물굿을 치러 다니기 때문에 인근 마을에 소문이 나게 되는 것이다.
상쇠는 굿판의 지휘자, 연출자, 기획자이며, 동시에 연행자까지를 겸하는 중심인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상쇠의 능력이 곧 굿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쇠의 역할은 그 호칭에서도 잘 부각된다. 즉 상쇠를 부를 때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상쇠영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렇듯 상쇠는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면 상쇠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자.
첫째, 기획자로서의 기능이다. 상쇠는 처음 어디에서 어떠한 굿을 열 것인가를 구상한다. 또한 풍물굿을 열고자 하는 사람이 상쇠에게 굿의 성격과 내용을 이야기하고, 이에 따르는 제반 문제를 상의하여 결정한다. 여기에서 상쇠의 의견이 가장 두드러지게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때로는 상쇠가 굿판을 구상하여 결정한 다음 이를 치배들에게 알려 굿을 벌릴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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