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언
21세기 여명기인 지금 우리나라의 지방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등 주요 지방도시들의 지역경제가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낡은 경제 패러다임이 생명력을 다하였으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아직 정착되고 있지 못하다. 지방정부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재정확충을 위해 자치단체들이 다투어 지역개발에 나섬으로서 방방곡곡에 난개발이 활개를 치고 있다. 과거 개발독재시대의 개발방식이 지금 지방정부 수준에서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대학은 갈수록 그 위상이 떨어지고 있고 존립이 위태로운 지방대학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문화의 세계화 추세 속에서 지역문화의 자주성과 역동성이 상실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논리의 관철로 지역공동체의 해체현상이 심화되어 지역사회는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 이것이 오늘 전국 거의 모든 지역의 현주소이다.
이러한 지방의 위기는 여러 요인들에서 비롯되도 있지만 과도한 중앙집권 및 서울집중과 지역혁신능력의 부족이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공업화 시대에 형성된 서울일극 집중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보화시대에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적자원과 금융의 서울 집중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 서울-지방간의 정보화 격차 즉 이른바 ‘디지털 격차’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21세기 ‘신경제’를 움직이는 두 바퀴인 정보통신산업과 금융산업의 서울 집중 심화현상은 지역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방화시대의 물적토대인 지역경제의 낙후와 취약성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화 시대’에서는 공허한 울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