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설땐 책임질 내용·액수 문서화
채무 보증 3년 넘으면 책임 사라져
[ 조선일보 호경업 기자]
보증을 잘못 서서 패가망신하는 사례가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법무부 내 민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를 이끈 이시윤(전 감사원장) 변호사는 2일 서울고검 회의실에서 민법 개정안을 확정지으며 서민들의 피해를 양산하던 보증제도를 약자 입장에서 고쳤기 때문에 한국의 민법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억울한 피해를 입던 보증인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테면 보증이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문서로 계약을 해야 한다. 문서에는 보증인 서명과 채무 최고 액수가 포함돼야 한다. 액수를 명시하지 않아도 보증인에게 무제한 책임을 묻던 관행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된 것이다
또 채권자는 채무자가 3개월 이상 빚을 갚지 않을 경우,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증인에게 알려야 한다. 그런 상황을 알리지 않을 경우 그 기간의 채무를 보증인이 갚을 필요가 없다.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대신 갚으라는 날벼락 을 맞아 마음 고생을 하는 경우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보증의 일종인 근보증(현재 또는 장래에 발생하게 될 불특정 채무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보증)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액수와 기간에서 무제한적인 책임을 지는 포괄근보증 을 아예 금지하고 근보증 기간을 3년으로 못박았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회사 임원 재직 시절 서명한 근보증 때문에 퇴직 후 전 재산을 날리는 일은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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