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장법사 현장과 소설[서유기]
한국사람 중에 ‘서유기(西游記)’는 몰라도 손오공과 사오정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서유기는 우리와 너무나 친숙한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국 명나라 때 나온 고전 소설로, ‘삼국지’, ‘금병매’, ‘수호지’와 함께 중국의 4대 기서(奇書)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리고 대표적인 동양의 환상 모험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 서유기는 중국 당나라 때의 승려 현장이 손오공 등의 제자를 데리고 서역(인도)으로 불경을 구하러 간 이야기이다. 소설 속의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은 가공 인물이나 당나라의 승려 현장은 실존하는 인물이고, 그가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간 이야기도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629년 30세의 젊은 승려 현장은 홀로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천축(인도)으로 불경을 구하러 갔다가 17년 만에 범문으로 된 불경 657부를 가지고 돌아왔다. 당 태종과 백성들은 대대적으로 환영하였고, 현장법사는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지금의 시안)에 번역소를 차리고 번역을 하여 불교 전파에 힘썼다.
현장법사는 17년 동안 110개국을 여행한 길고 오랜 여정에서 몸소 겪고 목격한 갖가지 기이한 일과 이역의 정취를 제자들에게 들려주었는데, 제자들이 이 신기한 이야기를 기록하여 [대당서역기]를 지었다. 그 후 현장법사가 서역에 다녀온 이야기가 사회에 널리 퍼지면서 그가 겪은 고생담과 서역의 이국적인 풍경에 이야기가 보태지고 윤색되었다.
현장이 후세에 남긴 수많은 경전(번역)은 불교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 해야 할 것이다. 송나라에 이르러서는 현장법사를 도와 요괴를 물리치는 손오공이 등장하더니 어느새 현장법사를 대신하여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였고, 이어 저팔계와 사오정 그리고 갖가지 괴물이 등장하여 재미를 더했다. 소설 서유기는 명나라 중엽에 오승은(1500~1582)이 그 때까지 전해져 내려오던 이야기와 서책을 정리하고 내용을 보태 100회본의 신화소설로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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