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현재의 김승옥
1. 김승옥의 생애
60년대 들어와 한국문학은 6.25 전쟁의 정신적 황폐함을 그대로 닮은 50년대와는 전혀 새로운 흐름을 타게 된다. 집단보다는 자아와 개인주의적 의식으로 눈을 돌리는,흔히 60년대성으로 요약되는 이 한 중심에 김승옥이 서 있다.
김승옥은 1941년 12월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부친 김기선과 모친 윤계자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때는 학길이라는 아명으로 불렸다. 1945년에 귀국하여 전남 진도에서 몇 달 살다가 본적지인 전남 광양으로, 다음 해는 순천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순천남국민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러나 그 해에 아버지를 잃고 다시 여수 경산국민학교로 전학하였다. 48년 여·순사건이 있었고 50년에 6.25가 터지자 그는 경남 남해로 피난을 갔다가 수복 후 순천북국민학교로 전학하였다. 이때[새벗]지에 동시도 발표하기 시작했다. 여순사건 직후에 아버지가 사망하고 여동생이 유복자로 태어나야 했으며 그 여동생조차 6.25때 비참하게 죽어간 비극적 유년을 품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린 김승옥은 할머니와 어머니 세동생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야만 했다. 기독교로 눈을 돌리게 된 것도 이런 답답한 환경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어린이 잡지에 동시를 투고하기 시작했으며 순천중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교지에 콩트, 수필 등을 발표하는 등 어린 문사로서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의 예술적 감수성은 문학에만 뻗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흥미롭게도 만화에도 상당한 소질을 갖고 있었다. 순천고등학교를 거쳐 60년에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에 입학한뒤 [서울경제신문]에 연재 만화 ‘파고다영감’을 그려 연재하고 서울대 문리대 학생신문[새세대]의 학원만평 및 컷 그림을 그리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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