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생소하기만 하던 ‘조직행동론’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기말고사로 레포트를 내 주신다고 하셨을 때, 의아했었다. 2002년 히딩크를 모르는 사람은 간첩일 것이다.
히딩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그는 2002년 6월. 대한민국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은지 1년 6개월만에 이 팀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다. 월드컵에 다섯 차례 출전했지만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4무 10패에 그친 팀을 1년 6개월만에 16강도 아니고 8강도 아니고 4강에 올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월드컵 4강에 오르고, 승리하고, 약한 팀이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는 지난 6월 우리들의 감동을 이야기 할 수 없다.
히딩크. 그가 정말 훌륭했던 것은 그 약한 팀을 강력하게 만드는 과정에 있었고, 그가 의식했건 못했건 그 과정을 통하여 그리고 그 과정의 결과인 일련의 승리를 통해서 우리들 가슴 밑바닥에서 잠자고 있던 우리의 본 모습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우리가 되찾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그런 모습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우리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게 해 주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열정과 순수와 환희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한국’이라는 커다란 폭탄의 뇌간을 건드려 ‘대한민국’으로 바꾸게 한 장본인이다. 우리의 원형질인 대한민국!!으로 말이다.
이제부터는 그가 어떻게, 어떤 일을 해서 이런 것을 이루어 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Ⅱ. 히딩크가 생각하는 리더십
1. 지피지기 백전불패
‘지피지기 백전불패-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
손자병법의 기본이 되는 키워드로 오늘날에는 기업경영, 스포츠에서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다툼에서도 쓰인다.
손자는 “상대를 알고 자기를 아는 자는 백 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 상대를 알지 못하지만 자기라도 아는 자는 한번이기고 한번 진다. 하지만상대도 모르고 자기도 모르는 자는 싸울 때 마다 패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