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Good Bye, Lenin’감상문
“저희 버거킹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대사를 명대사로 꼽을 것이다. 동독에서 서독으로 자신들을 버리고 망명을 간 아버지를 통일된 독일에서 처음 본 딸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한 마디.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한 장면 한 장면이 다음 장면의 이유가 되어주던 영화다. 아버지의 망명으로 사회주의에 더욱 심취하게 된 어머니, 통일을 외치는 시위대에서 아들을 보고 쓰러진 어머니, 통일된 독일에서 8개월 만에 일어난 어머니, 어머니가 충격 받을까 통일이 된 사실을 숨기는 아들, 그리고 통일된 독일에서 아버지를 보고 단번에 알아본 딸. 서술하면 매우 무거운 이야기지만 영화는 내내 유쾌했다. 하지만 이 유쾌한 영화에서 모든 것이 담담했던 영화에서 자식들에게 아버지가 서독으로 망명간 이유를 바람이 나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어머니의 이야기보다 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찾기 위해 찬장을 미친 듯이 뜯어내던 딸의 모습보다 마음이 아팟 던 건 저 인사말 이였다.
어머니가 결국 통일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영화는 말해 주지 않는다. 그저 알듯 모를 듯 표정만 짓는 어머니에게 아들은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어머니는 죽음을 맡는다.
독일이여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지만 독일인이기에 아들이 어머니에게 하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통일이 되기를 시위하던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통일된 독일에서 나 홀로 동독이라는 국가에 사는 것을 보며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의 행동에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의 여자 친구는 그의 행동을 위선이라고 표현했지만 누가 그에게 행동을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동독과 서독, 그리고 통일된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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