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나무 정류장 서평
박성우 시인은 자두나무 정류장이라는 시집을 통해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 앨범을 선물한다. 앨범에는 스쳐지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감 가는 사투리로 예쁘게 포장해 만든 추억들이 들어있다. 시인은 화려한 수식어들로 애써 꾸미거나 난해한 문장들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지 않는다. 시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쭉쭉 읽어 내려 갈 수 있을 만큼 친숙한 언어들로 소통한다. 그러기에 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명쾌하게 다가오고, 시를 읽은 후에는 한편의 그림이 마음속에 그려진다. 각 시들은 굵은 알맹이들을 품고 있는데, 그것들은 단순히 아름답다는 느낌을 넘어서 짙은 여운을 남긴다. 알맹이들은 바로 생명에 대한 성찰과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농촌사회이다.
생명에 대한 성찰은 배꼽을 주제로 세편으로 나눠쓰여진 시에서 잘 나타난다. 남들이 보기에 보잘 것 없는 배꼽을 시인은 “이도 잇몸도 없이/ 과일과 고기를 받아먹던 입/ 심장을 뛰게 하던 입/ 엄마를 쪽쪽 빨아 눈 코 입 손 발을 키우던 입”이라고 표현한다. 태초의 모습으로 거슬러가 생명에 대해 탐구한 흔적이 보인다. 좋은 스승은 물고기를 대신 잡아주지 않고, 잡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한다. 시인 또한 독자들에게 생명을 보는 새로운 시야를 제시하뿐, 자신의 깨달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박성우 시인의 시들이 더욱 더 빛날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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