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통일정책을 거시적으로 비교해보면 남한의 통일정책은 단일주권국가로의 통일을 목표로 ‘선평화 후통일’ 기조와 자주․평화․민주의 원칙에 입각한 점진적 단계적 접근으로 통일을 추구해 온데 반해 북한의 통일정책은 ‘전 조선의 혁명완성’을 위해 연방제로의 통일을 목표로 ‘선 남조선혁명 후 조국통일’의 기조위에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원칙에 입각한 급진적․이상적 접근으로 통일을 추구해 왔다. 남한은 기능주의 통일론에 입각해 ‘선 민족통일 후 국가통일’을 추구하되, 민족공동체 형성 조건을 회복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면 북한은 구조주의적 통일론에 기초하여 하나의 국가를 이룬 후에 실질적인 통합을 추구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고 볼 수 있다.
남한의 통일방안은 점진적 접근방법만이 통일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남북한이 우선 화해․협력을 통해 상호신뢰를 쌓고 민족공동체를 건설해 나가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치통합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려는 방안이다. 더욱이 화해․협력은 이미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양측의 실천 의지에 따라 강화될 수 있는 문제다. 최근까지의 남북관계 수준에서 본다면, 현 단계에서는 화해․협력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반세기 이상의 분단상황 하에서 형성된 상호간의 불신과 차이를 해소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과도적 중간과정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과도적 통일체제로서 남북연합의 단계를 설정한 것은 비교적 실현가능성이 높은 접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실제 6.15선언 제2항의 합의가 이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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