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의 전교조 문제에 대한 언론 조작성과 언론의 보수반동화
1. 들어가며
전교조문제의 심각성은 교육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보다 본질적 문제는 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던 사회변혁 전반에 걸쳐 성패의 가늠자로서 인식됐다는 측면이 컸다.
다시 말해 사회 각계의 ‘5공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의 가장 큰 상징으로 부각된 셈이었다. 그럼으로써 5공 아래서 가장 큰 치욕의 체험을 온몸으로 안고 있던 언론계에 이 사건이 끼친 영향은 더할 나위 없이 컸다.
외형상으로는 평온하게 진행됐던 소위 공안정국하에서 자행된 숱한 반민주적 작태는 바로 이런 언론의 협조에 의해 그 평온성과 합리성이 강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얘기는 바꿔 말해 엄청난 음모와 조작이 대형사건에서는 반드시 끼어 있었으며, 또한 그것은 보다 정교해진 ‘언론플레이’에 의해 이끌어졌다고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될 사실은, 이것이 과거와 같이 단순히 피동체로서 언론이 ‘기식’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협조자’였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언론계가 겪어야 했던 진통은 매우 컸다. 그 중심에 전교조문제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었다.
여기서 언론이 처한 상황을 잠깐 보자.
한국언론은 6공 출범 이전부터 제도언론이라 통칭되던 5공언론 청산으로 진통을 겪기 시작하였다. 이후 언론계에는 5공언론 잔재 청산을 ‘언론 자정혁명(自淨革命)’이라고 이름 붙였고 ‘5공언론인 축출’ 및 ‘5공 언론악폐척결’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었다.
그 절정은 국회 언론청문회를 통해 5공 ‘80년 언론학살’의 진상규명에 박차를 가한 것과, 그 직후 6공식 언론조정정책의 핵심사안인 ‘언론인 개별접촉 보고서’를 기자협회가 주축이 되어 공개적으로 지탄하고 나선 것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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