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이 생생한 현장감으로 충격을 주자 그때까지 안정된 화면, 밝은 화면 아니면 영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획일화된 PD와 카메라맨들 사이에서 급속히 ‘TV영상은 발로 잡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왜 발로 잡아야 되나 하는 목적의식이 결여된 경우가 허다하게 나타났다.... 심지어 당시 왕 PD라고 불리울 정도로 의욕에 넘쳐 일하던 KBS 사장은 제작간부회의에서 무조건 카메라를 흔들어 생동감을 주라는 식으로 지시하기까지 했다.”
[현실감]은 불변하는 요소가 아니다. [현실감] 자체는 빈 그릇과 같으며 거기에는 특정한 국면에 특정한 내용이 채워진다. 위에서 인용한 국내 방송 다큐멘터리의 제작 뒷 이야기는 바로 이점을 말해준다. 현장에서 이. 엔. 지.(ENG) 카메라로 잡은 흔들리는 영상은 기존의 [현실감]의 내용을 대신하여 새로운 [현실감있는] 스타일로 자리잡는다. 물론 이 스타일은 우리가 [현실감]있다고 [믿는] 하나의 관습에 불과하다. [현실감]은 단 하나의 개념이 아니다. 드미트리 쉬라펜토흐 등은 [현실감]의 개념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나눈다. ① 존재론적 현실감, ② 개인적 현실감, ③ 제도적 현실감, ④ 예술적 현실감, ⑤ 과학적 현실감. 현실 세계에 대해 개인이 가지는 현실감은 사람마다 다르며 끊임없이 외부로 부터 영향을 받는다. 개인이 가진 현실감은 물질적 세계 뿐 아니라 제도(방송같은)나 예술의 현실감에 영향을 받으며 각각의 현실감은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이 믿는 현실감은 상호관계 안에서 특정한 객관성이나 정통성에 도달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된다. 내가 믿는 것이 타인의 그것과 달리 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주장하는 [진실성(authenticity)]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도널드 와트는 다큐멘터리(특히 역사를 다루는 경우)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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