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여자의 몸으로 왕좌를 지킨 인물들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치적 또한 남자 군주들과 비교해볼 때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그들보다 더 큰 번영을 구가한 여왕들이 존재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역사에도 여왕이 존재한다. 다른 왕조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오로지 신라에서만 세 명의 여왕이 존재한다. 신라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27대, 재위 632~647년)과 그 뒤를 이은 진덕여왕(28대, 재위 647~654년) 그리고 신라 말 뒤를 이은 진성여왕(51대, 재위 887~897년)이 그들이다. 이들은 수많은 남자 귀족들이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왕위에 올랐으며 여왕의 신분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것은 왕위에 오른 후 반란이나 찬탈 때문에 왕위를 물려줘야 할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는 얘기다.1)1) 진성여왕은 말년에 조카인 효공왕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그러나 선위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것을 감안하면 거의 죽을 때까지 왕위를 지켰다고 볼 수 있다. 조범환 [우리 역사의 여왕들] (책세상)
그런 만큼 신라에 존재했던 세 명의 여왕은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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