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과학과 종교는 공존할 수 없으며, 극단적으로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종교는 초월적 절대자에 대한 무조건적 숭배라는, 도그마틱한 무언가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고(실제로 그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과학은 반대로 절대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서조차 회의를 품고 ‘과연 그것이 정말로 맞는 것인지’를 따져보려 드는, ‘이성적 회의주의’의 결정체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 것인가 과학과 종교는 항상 대립항을 이룰 수밖에 없는가 베로니크 루아의 [살인의 방정식]은 이러한 통속적인 시각에 대해 통렬한 비판의식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문제의식의 중심에는 바로 근대 과학의 출발점 중 하나이며, 아직도 미국 사회의 최대 논란거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다윈의 진화론이라는 소재가 놓여 있다. 작가는 이를 둘러싼 양자 간의 갈등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